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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자틀 조각

반성하는 투자, SBS와 팬오션 어떡하지 (23년 4월)

by 리치갓파더 202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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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이 있어서 작년 말부터 투자를 정리하고, 올해 2월부터 소액으로 투자를 다시 하고 있다.

 

더 나아지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으니 올해의 내가 작년보다 나아졌을 거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난 오늘 결과는 +2% 수준이라 너무 부끄럽다. 

 

잘 됐던 투자도 있었고, 잘 안 됐던 투자도 있었다. 오늘은 잘 안 됐던 투자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대표적으로 잘 안되고 있는 투자 2가지 종목은 SBS와 팬오션이다. 그리고 후회되는 것은 2차전지 관련주. 

 

SBS에 투자했던 이유 

행동주의 얼라인파트너스가 SBS에 투자를 했다. SBS는 현금흐름이 꾸준히 그리고 잘 나오는데, 남는 돈의 대부분을 그냥 유보하고 있었다.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이 없이 때문에 경쟁사 대비 1/3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했고, 얼라인파트너스가 개입하면 남는 돈이 주주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 미국의 경기가 둔화되면 시차를 두고 글로벌 경기도 둔화된다. 제품과 서비스가 수요가 위축되면, 성장을 거듭하던 기업보다 꾸준히 판매할 수 있는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기업이 선호된다. 대표적인 것이 미디어와 텔레콤 등이다. SBS는 미디어에 해당하지 않는가?  

 

SBS에 수익률이 부진한 이유

지금도 SBS의 주주환원 개선이 주가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해야 했다. 특히, 얼라인이 에스엠에게 한 것처럼 공개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더 조심해야 했다. 그렇기에 급하게 매수해야 될 필요도 없었고, 관심 갖고 주가가 낮은 수준에서 매수해야 했다. 

 

그리고 만약 투자했을 때 다른 기회비용이 없을지도 생각해야 했다. SBS에 자금이 15% 묶여있는 동안 2차 전지나 로봇, AI 등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거둔 섹터가 있었다.

 

성장을 무시했다. 좋은 주식을 결국 성장하는 기업의 주식이다. 주식은 미래 가치를 담보로 현재에 투자하는 것이니까. SBS의 미래 가치는 글쎄 2차 전지나 AI, 반도체, 로봇과 비교했을 때 당연히 매력이 떨어진다. 당장의 실적 추정치도 별로 좋지 않다. 심지어 미디어나 텔레콤 기업 중에서도 SBS보다 성장을 잘하는 기업들이 있다. 

 

글로벌 자금흐름도 생각을 못했다. SVB은행 사태 등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위기감이 도는 상황에서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까지 들어와 주주환원 테마에 돈을 투자할 리가 없다. 국내 자금도 마찬가지이다. 

 

SBS 향후 투자계획

합리적인 의사결정은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것 같다면 매도해야 하고, 더 오를 것 같다면 보유해야 한다. 오늘도 이미 2% 넘게 하락했다. 계속 떨어지는 주가를 지켜보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기다리는 게 맞지 않을까? 더 싸게 못 산 것이 후회된다. 

 

팬오션에 투자했던 이유

팬오션은 벌크선 매출 비중이 높다. 벌크선은 곡물이나 원자재를 운반하는 배이고, 벌크선 물동량의 45%가 중국으로 흘러들어간다. 그래서 벌크선 경기는 중국의 경제활동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중국의 경제활동 중에서도 부동산 경기가 원자재 수요와 밀접하다. 중국은 중국의 2022년 경제성장은 매우 부진했다. 23년 목표도 생각보다 강한  목표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의 부동산 부양책에 힘입어 최근 중국의 부동산 경기는 개선되고 있다. 

 

중국 부동산 거래 급증, 경제 회복 신호탄 촉각

[베이징 선전(광둥성)=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부동산 시장이 주요 도시 기존 주택 거래를 중심으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대출이 든 주택 매매의 경우에도 상환 방식을 간소화함에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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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수익률이 부진한 이유 

SBS와는 다른 실수를 했다. SBS의 투자 이유로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업종이라는 점을 꼽았는데, 팬오션은 경기에 매우 민감한 업종이다. 아무리 벌크선 물량의 45%를 중국이 수입한다고 하지만, 나머지 55%의 글로벌 경기가 안 좋은데, 가망이 있나? SBS와 팬오션을 동시에 투자했으면 안됐다. 적어도 팬오션은 낮은 목표수익률을 잡고, 트레이딩을 했어야 했다. 

 

향후 미국의 고용이 더 둔화되고, 은행 시스템 리스크나 신흥국 경기 리스크가 부각이 되면 원자재 시장은 더 충격을 받을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은 회복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하다. 확인이 필요한 것은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고,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더 그렇다. 더 싸게 팬오션 주식을 살 기회도 있었다는 말이다. 젠장

 

팬오션 투자 계획

떡이되는 주가를 보면서 굳이 계속 팬오션에 투자를 해야 될까 싶다. 중국의 재고 소진에 1분기 정도는 추가로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그러면 7월이다. 7월까지도 미국 경기가 천천히 나빠진다면, 운이 좋게 글로벌 원자재 시장도 상승하겠지? 하지만, 금리를 이렇게 빨리 올렸는데, 금융이나 경기가 나빠질 때 천천히 나빠질 가능성은..? 

 

2차전지를 다시 사야 할까

침체를 이겨버리는 2차 전지이다. 글로벌 소비자들의 소비력이 감소해도 전기차로의 전환은 지속된다. 중국이야 전기차 침투율이 35% 정도지만, 글로벌 침투율은 아직 낮다. 

 

경기침체가 무서워서 2차전지를 다 매도했는데, 팬오션을 매도했어야 했다. 성장성은 2차 전지가 벌크선보다 훨씬 높은데 이 생각을 못했다. 설령 3월 미국 고용데이터가 양호해서 시장의 경기에 대한 판단이 좋아지더라도 벌크선보다 2차 전지에 수급이 갈 가능성이 높다. 

 

지금 팬오션은 기도해야 되는 투자같다. 

 

이 와중에 위안이 되는 것은 둘 다 나눠서 사는 데 성공했고,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에도 성공했다는 것. 한참 올라가는 것 같을 때는 얼마나 더 사고 싶었다. 전체 비중의 15%로 제한한 것이 그나마 손실을 막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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