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 부진한 실적
택배회사 페덱스의 실적이 중요한 것은 이 회사의 실적이 세계 경제의 선행지표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경제가 안 좋은면 물동량이 감소하고 페덱스 실적도 안 좋은 간단하고 명료한 논리이다.
최근 분기 페덱스 매출은 YoY 2.6% 감소했다. EPS는 예상을 하회했고, 연간 매출 가이던스는 낮은 한자릿수 감소율로 수정했다. 기존 전망은 매출은 변화는 크게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런데, 항상 이런식이다. 실적 추정치의 고점에서는 실제 데이터가 예상치를 조금씩 하회한다. 그래도 앞으로는 괜찮다고 하다가 나중에 상황이 악화되면 예상을 크게 하회하기 시작하고 실적 전망치의 수정폭이 더 커진다.
누군가는 그래도 당장 실적이 많이 꺾인 것은 아니고, 미국의 고용 데이터와 소비는 괜찮다고 할 수 있다. 사실 페덱스 실적에서 중요한 부분은 향후 EPS의 YoY 증감율이다.
페덱스 실적 추정치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S&P 500의 실적에 선행한다
주가에는 항상 미래의 실적이 중요하다. 페덱스의 12개월 선행 EPS 추정치가 전년 동기 대비 얼마나 증감했는지는 S&P 500의 12개월 선행 EPS 추정치가 향후 어떻게 변할 지 추정할 수 있는 좋은 바로미터이다.
아래 파란색 선은 페덱스의 12개월 선행 EPS 추정치 YoY 변동인데, 이게 고점을 찍고 보통 6개월~1년 뒤에는 S&P 500의 12개월 뒤 실적 추정치도 하향되기 시작한다. 2006년부터 데이터를 보면 그렇다.
S&P 500 실적 추정치가 하락하면 주식시장도 하락할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지난 18년동안 페덱스 12개월 EPS 추정치가 전년 대비 증감율 고점을 찍고 내려온 적은 대략 5번이 있었다. 2006년말과 2010년말, 2014년말, 2018년말, 2021년말. 그 중에 최종적으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은 2008년과 2020년 그리고 2022년이었다.
2010년과 2014년 페덱스의 12개월 EPS 증감율 하락 시에는 유동성이 증시의 하락을 막았다. 2011년 중순부터 2013년초까지 미국의 10년물 채권금리는 3.5% 수준에서 1.7%까지 하락했고, 2015년 중순에 2.5% 수준이던 10년물 금리는 1년 뒤에 1.7%까지 하락했다. 채권 금리 하락은 실물경제 유동성 확대와 동시에 주식의 밸류에이션을 지탱했다.
반면에 2008년과 2022년은 높은 기준금리와 긴축적인 통화 상황이 위태로운 시장 상태를 만들고 있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코로나가 없었더라면 아마 지난 두 번의 실적악화처럼 적당한(?) 유동성으로 대응했을 것이다.
2024년에는 어떻게 될까?
이번 실적발표 이후 페덱스의 12개월 선행 EPS 추정의 증감율 자체는 하락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래 그래프는 페덱스의 12개월 선행 EPS와 그 증감율을 표시한 것인데, 증감율이 EPS 자체에 선행한다.
게다가 페덱스의 실적이 예상을 하회했다는 점과 향후 가이던스를 참고하면, 향후 EPS 추정치가 상향될 소지는 높아보이지 않는다. 페덱스의 12개월 선행 EPS 추정치 증감율도 이미 정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향후 유동성이 어떻게 시장을 받쳐주는 지가 중요해진다. Higher For Longer를 외치던 파월이 갑자기 왜 Super Dovish한 느낌을 주는지 조금은 이해되는 대목이다. 페덱스의 실적발표를 자세히 보고싶다면, 아래 페덱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된다.
추가로 왜 연준이 급하게 피벗하는 지에 대한 DB금융투자의 문홍철 팀장님의 설명 정리한 글을 아래에 남긴다. 문홍철 팀장님은 내년 초에 실질적인 유동성이 말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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