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통화조절, 금리 조절
우리가 전통적으로 알고 있는 통화조절 수단은 금리를 통한 조절 수단이다. 금리는 크게 장기금리와 단기금리로 간단하게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단기금리를 조절하면서 유동성을 조절한다.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크게 낮아지면,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로 빌려주는 은행은 대출할 여유가 많아진다. 보통 중앙은행은 경기도 안 좋고, 물가도 낮아지는 국면에서 단기금리를 낮춰 유동성이 돌 수 있도록 조치한다.
반대로 물가와 경기가 좋아져서 장기금리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면 단기금리를 상향시킨다. 예대마진이 줄어든 은행과 가계 그리고 기업은 대출을 줄인다. 시중의 유동성은 줄어들고, 경기는 과열을 멈추며 물가도 안정된다.
양적완화 이후 새롭게 사용하는 통화정책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를 시행하면서 발생한 특이점이 있다. 바로 역레포라고 표현되는 역RP(Reverse RP)의 중요성 증가와 초과 지급준비금의 확대이다.
은행은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지급준비금이 있다. 지급준비금은 전체 예금액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중앙은행에 예체하는 돈이다. 급하게 소비자들이 인출하는 것에 대비하는 것고, 국가와 은행의 규모에 따라 비중은 다르다.
초과지급준비금은 정해진 지급준비금을 초과해 중앙은행에 예치한 금액이다. 아래 그림에 파란색으로 보이는 것이 초과 지급준비금이다. 중앙은행은 이자를 별로 주지 않는데, 왜 굳이 초과로 입금할까? 빌려줄 곳이 없어서 그렇다. 그래서 초과
지급준비금은 준비 중인 유동성이라고 볼 수 있다.
RP는 환매조건부채권을 의미한다. 다시 살 것을 약속하고 판매하는 채권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RP는 시중은행에서 팔고, 중앙은행이 사준다. 중앙은행이 시중에 직접 돈을 꽂아주는 것이다.
그런데, 역레포라고 알려진 역RP는 중앙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을 팔고, 시중에서 사는 것이다. 시중에 유동성이 흡수되는 기능을 한다. 또 다른 예비 유동성이라고 볼 수 있다. 신기하게도 미국의 역RP는 2013년부터 운용되고 있다. 2013년은 2차
양적완화가 시행된 해로 알고 있다.
아래 그림에 보라색으로 표현된 역레포(역RP)는 코로나를 거치면서 매우 크게 중가했다가 최근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재무부의 채권을 매입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이 속도가 지속되면 내년 초에는 역레포 잔고가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에는 초과지준도 감소할 것이다.
실물 경제로의 자금 투입, TGA(Treasury General Account) 아래 표에 보이는 빨간색은 재무부의 전체 자산을 의미한다. 채권을 발행하건 세금이 생기건 재무부 자산이 증가할 수 있고, 지출을 하면 자산이 감소한다. 재무부의 지출은 바로 실물경제에 유동성 투입을 의미한다.
그간 채권발행을 통한 재정지출은 초과지급준비금과 역레포 자금에서 근거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지만, 2024년에도 재무부의 채권발행은 계속된다. 공화당도 지출을 줄이고 싶은거지, 지출을 안 하자는 게 아닌니까. 채권을 사줄 수 있는 시중의 유동성이 떨어지고 있다.
아래의 FRED 사이트에 들어가면 직접 차트를 확인할 수 있다.
금리조절과 새로운 통화정책의 차이
새로운 통화정책이 사용된 지 대략 15년 정되 지난 것 같다. 그런데 왜 나는 이제 알았을까? 생활에 와닿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 정책은 기축통화국에서만 가능하다. 대량으로 통화량을 뿜어내는데, 기축통화가 아니라면 환율 가치가 하락해서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경제가 망가진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지 거의 1년이 넘어가는 것 같다. 과열됐던 경기는 둔화의 조짐이 보이지만, 우려했던 큰 경기침체도 오지 않고 있다. 그 이면에는 그동안 몰랐던 또다른 통화정책 수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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